사시나무 꽃씨가 날릴 때면(외1수)
유해금
사시나무 꽃씨가 날릴 때면
사시나무 꽃씨가 날릴 때면
동년의 추억이
사시나무 꽃씨 되어
회오리바람 일구며
골목을 헤맨다
행여
고리없는 삽작문이랑
꼬리 치며 나오던 강아지랑
나를 아는 아그배나무를
찾을까 싶어서
허나
내가 고향인 줄 아는
그곳에는
청명날 자식 거느리고
찾아갈 조상의 묘소도
마당에 봉선화 피는
아늑한 내 집도 없다
그래서 사시나무 꽃씨가
눈 처럼 날릴 때면
나의 乡愁는
하늘에서 춤을 춘다
이밤, 하늘엔 별이 없네
사람 냄새 사라진 한적한 해변
발자국 위에 발자국
기억 사라진 모래파도엔
아직 온정이 남아
따스한데
거품 물고 달려오는 조수
물위에 물 물위에 또 물
삼킬 듯이 오다가
기슭에 닿기 전에
움츠러들고
오히려 찰방이는 사색 하나
멀리 더 멀리 줄달음치는데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푸른밤 하늘엔 별이 없네
속삭여 줄 사랑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