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외1수)
홍영빈
가르침
가물에 뿌리 깊이 내린 나무
큰 물에 떠서 노니는 오리 무리
광풍에도 태연자약 앉아 있는 바위
더 말해서 무엇하랴
인간 세상에도 매양 같은 사정들이
찾아보면 다 있는 걸……
자맥질
물 속 자맥질로 먹이 사냥하는 물새가
몰의 깊이를 다는 모르고 살 듯
하늘을 자맥질하며 노니는 날새도
하늘의 높이를 다는 알지 못하겠지만
새들은 저마다 즐거운 삶을 사는 거다
상상의 날개를 펼 줄도 아는
나도 한 마리의 새라고 생각하니
자맥질을 배우고 익히는 삶만이
진주를 못 캐고 별은 못 따더라고
‘하나님’이 만족하게 여길 삶이 되리라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4장 <생명예찬>중에서